황금연휴, 상대적 박탈감 가진 이웃 배려해야

추천 : 0  |  비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  2017-09-28 16:34

이번 추석은 10월 2일을 정부가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직장인들은 10일간의 장기간 연휴가 되었다. 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 일하고 있어 휴식권 보장 차원에서 결정하게 되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임시공휴일 지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어서 공식 발표가 나기도 전에 이미 다 결정된 듯 여론이 들썩였다. 다만 정부는 이에 대한 재계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어 시행 여부를 두고 고민해 왔던 것이다.

대체 공휴일 확대로 일주일 이상 긴 연휴를 맞게 된 국민들이 느끼는 감회는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특히 직장인들은 달력을 보며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은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은 물론 내수 경기를 살리는 차원에서 정부가 배려한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직장인들의 긴 휴가가 재충전의 시간으로 이어져 업무 성과와 함께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이나 너도 나도 해외로 나가는 바람에 내수 경기 활성화가 기대만큼 이루어지겠는가 하는 것은 미지수이다.

연휴가 길수록 국내 소비보다 해외소비, 즉 외화 소비가 크게 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에도 10일이라는 길고 긴 황금연휴 기간동안 국내 소비도 활성화되고 외국 여행도 다녀오고 소비 절벽도 극복하는 계기기 되었으면 하지만 황금연휴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은 사실상 희망고문에 가깝다.

지난 5월에도 징검다리 연휴로 최장 11일간 휴가를 보낸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 공항은 여행객들로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출국장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몰려 탑승객 지각사태가 속출했다. 올봄 연휴기간 해외 카드 사용액이 전년 대비 65%나 늘어난 것만 봐도 내수 활성화 보다는 해외 소비가 활성화된다는 것이 사실로 입증되었다.

추석 연휴가 정규직 직장인에게는 더없이 좋은 황금연휴가 되겠지만 상대적으로 연휴기간에도 일터에 나가 일해야 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도 과연 황금연휴라 할 수 있겠는가. 하루 벌어 하루 살아야 하는 치열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번 추석 연휴가 먼 나라의 꿈같은 이야기로 들릴게 뻔하다.

예로부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했다. 한가위, 즉 추석에는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계절인 만큼 모든 것이 풍성해 잘 먹고 편히 살기를 바라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성경에도 추수 때에는 가난한 사람들과 나그네를 위하여 곡식을 모두 거두지 말고 이삭을 남겨 두게 하였다, 애굽에서 노예생활 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햇곡식을 드리고 엎드려 예배하며 하나님이 주신 온갖 좋은 것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먹으며 즐거워하는 절기였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런 이웃에 대한 배려와 감사와 나눔의 실천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는 황금연휴로 해외에서 신나게 놀고 소비하는 날이 되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으로 더욱 소외감을 느껴야 하는 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추석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이유는 분명하다. 가장 큰 달이 떠오르는 날 한해의 농사의 결실을 놓고 오곡백과를 거둔데 대한 감사를 나눔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 정신은 하나님께 추수를 감사하고 이웃과 나누는 기독교의 추수감사절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장 10일간 주어진 추석 황금연휴를 해외에 나가 즐긴다고 손가락질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절기를 온전히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한 행복추구권 실현 못지않게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며 함께 나누는 절기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기독교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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