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월호’ 진실을 인양하길 바란다

추천 : 0  |  비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  2017-03-28 11:25

 

전남 진도 맹골수도. 꽃이었던 아이들의 꿈마저 집어삼킨 ‘세월호’가 시커먼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지 꼬박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을 비롯해 교사 14명, 인솔자 1명, 일반 탑승객 74명, 화물기사 33명, 승무원 29명 등 476명(출처 다음백과)을 실은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앞바다, 조류가 거세기로 유명한 맹골수도에서 침몰했다. 당시 누구보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선장 등이 “이동하지 말라”는 방송만 내보내고, 자신들의 안위만 챙겨 탈출하는 바람에 295명의 안타까운 희생자를 냈고, 9명의 실종자는 여전히 유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렇게 꿈 많은 아이들과 그들에게 꿈을 심어줄 교사, 행복해야할 가정이 산산조각이 났다.

온 국민을 비통에 잠기게 만들었고, 이 사회에 불신은 하늘을 찔렀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리본은 대한민국을 뒤덮었고, 광화문 광장에는 천막이 쳐졌다. 눈물까지 메말라 버린 유가족들의 오열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고, 정부를 향한 진실 촉구는 멈추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막말을 쏟아내던 한국교회에 사회는 비난의 화살을 쏘았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관의 목회자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가 이런 일을 당했는지 모르겠다”며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말을 내뱉었고, 내로라하는 대형교회의 한 목회자도 ‘미개 발언’을 한 한 기업인의 아들을 옹호하다가 호되게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믿는 아이들은 천국가는데,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라는 말을 한 지도자도 있었으며, 모든 책임의 꼭대기에 있었던 당시 대통령을 치켜세우기에만 급급한 지도자들도 있었다.

누구보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겨야할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어른들의 욕망으로 인해 차가운 바다 속에 수장되어 버린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기는커녕, 한 치 혀로 그들의 죽임 당함을 더욱 가슴 아프게 만들었다. 상처 입은 그들의 두 손을 잡아줘야 할 한국교회가 오히려 그들의 뻥 뚫린 가슴에 더욱 매서운 바람을 불게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1073일이 흘러 모든 진실을 담고 있는 ‘세월호’가 야속하게도 이제야 모습을 내비친 것이다.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선체는 유가족들의 갈가리 찢긴 마음처럼 성난 파도와 물살에 곳곳이 녹이 슬고, 긁힌 자국이 선명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들이 이제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꽃이었던 아이들은 그 속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어른들을 미워했을까. 그리고 얼마나 엄마, 아빠가 보고 싶었을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모습을 드러낸 선체의 모습에서 당시 아픔과 슬픔, 고통이 동시에 밀려온다.

이제 남은 것은 ‘세월호’ 인양을 안전하게 마무리 짓고, 진실을 향한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어떠한 거짓과 음모, 은폐도 없이 있는 그대로 진실의 문에 다가가야 한다.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두 번 다시 이러한 참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낱낱이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이 땅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불신이 아닌,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그것이 3년 만에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를 향한 국민의 바람이자, 희생자들에게 보여야할 최소한의 양심이다.

2014년 4월 16일, 그리고 2017년 4월 16일. 아이러니하게도 올해 부활절은 4월 16일이다. 채 피워보지도 못한 꽃들이 꺾여버린 그 날과 똑 같은 날이다. 올해는 한국교회가 좀 더 의미 있는 부활절 예배를 드리기를 고대한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그들의 메말라 버린 눈물을 닦아줄 차례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국정공백, 경기회생, 교회 부흥과 성장 등도 중요하지만, 올해 부활절만큼은 ‘세월호’ 희생자를 비롯해 이 땅의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들이 차별과 편견으로 죽임을 당하는 현실을 위해 기도하기를 바란다. 그들의 모든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해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무릎 꿇고 드리기를 요청한다. “하나님 아버지,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해 주시옵소서”

 

<기독교한국신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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