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나눔’ 실천하는 추수감사절

추천 : 0  |  비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  2016-11-17 11:43

오늘날 대부분의 한국교회가 추수감사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구적인 추수감사절이 아니라 우리 정서에 맞는 멋과 전통을 살린 추수감사절이 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추수감사절이 부족한 1년 예산을 충당하는 헌금을 거두어들이는 절기(?)로 변질되었다는 지적들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며 감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축제적인 추수감사절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교회는 해마다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내고 있다. 올해는 11월 20일이다. 추수감사주일은 말 그대로 한 해에 한 번씩 가을 곡식을 거두는 시기에 맞춰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올리는 날이다.

 

서구적 추수감사절은 사실 우리 현실과는 시기상으로 들어맞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독교를 받아들인 대부분의 나라들처럼 한국교회도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내고 있다. 우리 정서와 딱 들어맞지는 않아도 130여년의 한국교회 선교의 역사 속에서 그런대로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추수감사절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사실 과거 특별한 놀이문화가 없던 시절 복음 전도와 이웃 섬김의 장으로 교회의 추수감사절이 소통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어렵고 가난하게 살던 시절,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주변의 이웃들을 초청해 함께 만든 음식을 나누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이는 온 마을의 축제였으며, 자연스럽게 복음이 전해지고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가 형성되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화된 사회 속에서 거대화된 도시교회에서 이러한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그저 개교회만의 행사로 조용하게 지나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추수감사절을 단순히 헌금을 걷기 위한 특별한(?) 날로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4대 절기 중 하나라는 것만을 강조해 교인들이 아낌없이 헌금을 내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교인들 중에는 추수감사절의 의미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저 한해의 수확에 대한 감사의 날로 생각해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의 헌금을 하는 날로만 생각한다. 물론 일부 교회에 국한된 모습이기는 하지만, 추수감사절을 단순히 헌금을 거두어들이는 절기로만 인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추수감사절의 시기와 헌금에 대한 불편한 시각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나눔과 섬김의 모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해의 수확에 대한 감사예배를 드리는 날이라면,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눌 수 있는 기쁨도 함께 느껴야 한다. 그저 일 년에 한번 있는 절기행사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진정 가난과 굶주림에 고통 받는 이웃들을 위해 나눠야 한다. 헌금을 과감히 소외된 이웃을 위해 쾌척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진정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눌 때 비로소 추수감사절의 의미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추수감사절 헌금은 일 년 경상비 예산에 감사주일 헌금 항목을 설정해 대부분 교회의 일반 예산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한 해의 수확과 하나님의 은총을 감사하면서 일 년간 거둬들인 수확을 복음전도를 위한 선교 헌금이나 소외된 이웃을 위한 구제헌금으로 전액 사용한다면 더욱 뜻 깊은 추수감사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서구적 추수감사절을 그대로 답습할 것이 아니라 한국적 토양에 맞는 추수감사절로 변화시켜 드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추수감사절은 1620년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한 다음해 가을에 처음으로 거둔 수확으로 감사제를 지낸 데서 유래됐다. 잉글랜드에서 온 청교도들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종교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든 인디언들과 싸워야 했다. 이 때 청교도들은 하나님이 자신들을 돌보아 줄 것으로 믿고 감사를 드렸다.

 

한국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은 19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4회 조선예수교장로회 공의회에서 11월 10일을 추수감사일로 정한 것이 시작이 되어, 몇 차례 수정을 거친 뒤 매년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주일로 지키기로 함에 따라 오늘에 이르렀다. 몇몇 교회들은 자신들만의(?) 날짜를 따로 정해서 예배를 드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한국교회들은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주일로 드린다.

 

하지만 최근 현재 한국교회에서 드리고 있는 추수감사주일 예배를 가급적 한국토양에 맞게 드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1월 셋째 주일은 거의 초겨울이기 때문에 시기상으로나 날짜상 맞지 않는다는 주장과 함께 차라리 민족 고유 명절인 추석으로 대체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11월 셋째 주는 찬바람이 쌩쌩 불어 ‘넓은 들에 익은 곡식’이란 추수감사 찬송을 부르기에 무리가 따른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시기상 11월 셋째 주는 수확의 계절이라기보다는 겨울을 대비하는 시기가 맞다. 때문에 이들의 주장이 터무니없게 받아들여지지만 않는다.

 

△이웃과 함께하는 섬김과 나눔의 축제로 전환해야
일각에서는 추수감사절을 기독교문화 확산의 계기로 삼아야 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추수감사절은 말 그대로 하나님께 감사를 표하며 한 해 거둔 결실을 나누는 풍성한 축제의 현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교회 추수감사절 문화를 보면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그저 각 교회별로 감사예배를 드리는 것에 그치고 있다. 추수감사절이 기독교인을 넘어 지역 주민들과 한바탕 어우러질 수 있는 좋은 계기임에도 불구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들 모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도시화된 풍토 속에서 추수감사절의 본래 의미를 회복하고 나아가 불신자들에게도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추수감사절에 대한 의미가 약화되거나 변질되는 것 또한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추수감사절은 1년간 농사를 지은 그 대가를 하나님에게 바치는 의미도 물론 있지만 1년간 자신이 살아온 과정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한다는 의미로 포함된 넓은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한 해 동안 하나님의 보살핌 속에서 살아온 은혜를 되짚어 보고 이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의 표현이 추수감사절이라는 절기로 정착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추수감사절을 단순히 헌금을 거두어들이는 시기로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일부 교회에서는 단지 부족한 재정을 메울 수 있는 호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대단히 잘못된 발상이다.

 

실제로 일부 교회들은 추수감사절을 기회로 무리한 헌금을 강요하고, 이를 건축비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러면서 교인들에게 축제의 자리가 되어야 할 추수감사절이, 부담의 자리로 변질되고 있다. 이는 추수감사절을 단순히 헌금을 걷는 절기로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도시화된 풍토 속에서 추수감사절의 의미가 축소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일부 도시교회 목회자들은 농사도 짓지 않는 마당에 무슨 추수감사절이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말 그대로 1년간 농사를 지은 그 대가를 하나님에게 바치는 개념보다 1년간 자신이 살아온 과정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이러한 반문은 쉽게 수그러든다.

 

또한 추수감사절을 통해 거둬들인 헌금은 개교회 안에 매몰시킬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행사 등을 통해 주변의 이웃들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는 첩경이 될 수 있다.

 

추수감사절 헌금을 독거노인들, 한부모가정, 청소년가장 등 어려운 이웃과 나눈다면 더욱 값진 추수감사절이 될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들을 교회로 초청해 주민초청잔치나 총동원주일 등으로 전환한다면 추수감사절의 의미는 더욱 배가될 수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11월 셋째 주 한국교회가 추수감사주일로 지킨다. 저마다 감사예배를 드리겠지만, 특히 올해는 소외된 이웃과 함께 드리는 예배가 됐으면 한다. 또한 한국적 토양에 맞는 추수감사절로 변화시킬 수 있는 시작이 됐으면 한다.

 

아울러 추수감사절을 단순히 교회 행사가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절기로 보냈으면 한다. 이웃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이럴 때 교회에 대한 거부감보다 친근감이 더 강해지게 될 것이며 교회에 대한 이미지도 훨씬 좋아져 한국교회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사료된다. 

 

<기독교한국신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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